569 : 이름없는 삼도천 안내인 : 2008/12/22(月) 23:57:25 ID:vWuvYBMX0 내가 케익 가게에서 지불하고 있을 때 자동문이 열리면서, 유치원 정도의 여자애가 혼자서 들어왔다. 여자애는 혼자서 왔는지, 극도의 긴장감 때문에 볼을 빨갛게 물들이며 진지하게 점원한테 "케익주세요"라고 말했다.
알바생으로 보이는 여고생 점원은 "혼자서 왔어? 엄마는?" 이라고 물었다. 그러자, 여자애는, 더듬으면서 필사적으로, 혼자 왔다는 점, 오늘이 모친의 생일이라 놀래켜주기 위해 몰래 자기 용돈으로 케익을 사러왔다는 것을 긴시간 통해 어떻게든 얘기했다.
점원은 당황하면서 "그렇구나, 착하네. 어떤 케익이 좋아?" 라고 일단 주문을 받았다. "있잖아요, 딸기가 얹혀진 거!" 아무리 봐도 여자애가 큰돈을 갖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는 않았다. 빈손이다. 지갑이 들었을만한 큰 주머니도 달려있지 않다. 우선 틀림 없이 동전을 주머니에 넣어온 것 뿐이겠지. 나는 안전부절하며 상황을 지켜보기로 했다.
570 : 이름없는 삼도천 안내인 : 2008/12/22(月) 23:59:12 ID:vWuvYBMX0 점원도 여자애가 큰 돈을 갖고 있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파악해서 딸기가 얹혀진 것 중에서 가장 싼 쇼트케익을 가리키며, "이거 딸기가 얹혀진 것 중에서 가장 싸고 380엔이야. 돈은 갖고 왔어?"라고 물었다.
그러자, 여자애의 긴장은 최고조로 달했는지, 주머니 속에서 필사적으로 동전을 꺼내 세기 시작했다. 난 마음 속으로 하느님에게 빌었다. 제발 충분해라 ! "100엔이 두개・・・50엔하고・・・10엔이 하나, 둘, 셋・・・"
마음 속으로 절규했다. 아앗 ! 안 돼 ! 280엔 밖에 없어어 ! ! ! 점원은 미안한 표정으로 돈이 부족하니까 케익은 못산다는 것을 여자애한테 설명했다. 그야 그렇지. 점원은 어떻게 보더라도 단순히 알바생이다. 멋대로 가격을 깎아주면 고용주한테 혼날거고, 여고생한테 이런 비상사태를 대인배처럼 능숙하게 대응할 인생경험도 없는게 당연할 것이다. 그렇다고, 처음보는 낯선 사람이
여자애의 케익 값을 내는 것도 부자연스럽다.
여자애는 살 수 없다는 말이 전해졌는지, 울 것 같은 것을 필사적으로 참으면서 라기보다, 소리는 안 냈지만, 거의 울면서 동전을 쥔 손으로 눈을 비비면서 나가려고 했다. 그러자, 제대로 앞을 보고 있지 않았기 때문에 자동문 매트에 걸려 넘어졌다. 그와 동시에 쥐고 있던 동전이 찬란한 소리를 내며 점내에 울렸다.
571 : 이름없는 삼도천 안내인 : 2008/12/23(火) 00:00:53 ID:MF11kdtI0 아마 하늘이 내린 순간이라는 건 이런 걸 말하는 거겠지. 난 여자애가 동전 줍는 것을 도와줬다. 동전을 다 주운 뒤, 여자애한테 이렇게 말했다. "다 주웠으려나? 세보렴" 여자애는 "100엔, 200엔, 300엔・・・? 어라 ! 380엔, 있다아 !" 나는 "아마 처음에 잘못 셌나보네. 자, 이걸로 케익 살 수 있겠네" 라고 말해주자 여자애는 기쁜듯이 "응 ! 고마워요 ! "라며 확실하게 인사하고, 딸기 쇼트케익을 하나 샀다. 난 그걸 보고난 다음에 가게를 나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