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레2011. 3. 17. 13:27
27 :무명씨@배불러(新潟・東北)[] :2011/03/16(水) 11:03:56.98 ID:w0J60cwMO
이건 방금 전 이야기
장문 미안.

난 미야기 현(지진 강타 지역) 재난자.
아침부터 슈퍼마켓에서 줄서고 있었는데,
내 앞에 엄마랑 서있던 금방이라도 울 것 같은 아이가 있었어.
아이는 소중하게 망가진 DS
(액정 깨진 것은 물론 한눈에도 망가졌다는 걸 알 수 있다)를
들면서, 한번씩 전원 버튼을 눌러보지만
반응이 없어서 풀이 죽어있었어.

엄마의 대화를 들어보니, 아무래도 DS를 산타로부터 받은 듯.
애가 너무 슬퍼하는데, 게임을 못하는 것보다
산타가 화나지 않았을까 신경 쓰고 있었어.
나도 주변 사람들도 뭐라고 할 수 없어서 주저하고 있을 때,
중학생 정도로 보이는 남자애가 애한테 다가갔어.
그리고, 자기 DS를 줬어.
것도 "산타한테 부탁받았어"라고 하면서
망가진 DS를 자기꺼랑 바꿨어.

애는 엄청 기뻐하고, 엄마는 눈물 글썽이면서 고개를 숙이셨어.

거짓말 같지만 진짜야.
전기도 없고 물도 없고 춥고 먹을 것도 충분하지 않아.
하지만 분위기가 많이 밝아졌어.

여담이지만, 이 현장을 보고 있던 아줌마들이
그 중학생한테 자기들이 산 음식을 나눠줬어.
난 그 중학생으로부터 기운을 받았으니,
이걸 보는 여러분에게도 나눠주고 싶어.

힘내자.
Posted by 비내리는날의커피한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