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 ◆m2dLb3zhoU 2010/05/24(月) 13:43:58.82 ID:lC7OC0Qo
>>21
읽어줘서 고마워
일하러 가기 전에 살짝 더 투하
불꽃대회 귀가길, 그대와 둘이서 나란히 걷고 있다.
그대는 딱 딱 나막신 소리를 내고 있다.
그대와의 대화는 적다.
나는 생각했다. 내 그대를 향한 이 마음을 전할까 말까.
만약 고백했다가 거절당하면, 지금까지의 관계가 무너질지도 라는 부정적인 생각밖에 들지 않는다.
이제 이 교차점에서 그대는 가고 만다.
어떻게든 전하고 싶다.
나 "이, 있잖아・・・"
그대 "음?"
나 "・・・"
그대 "왜 그래?"
나 "그, 그・・・"
그대 "・・・"
역시 말 못하겠다. 치킨인 나
그대 "있잖아, 아직 얼음 빙수 못 먹었잖아"
나 "응"
그대 "편의점 들려서 아이스 사가자"
나 "응"
그대 "사줄게ㅋㅋ저번에 사줬잖아ㅋㅋ"
나 "응"
이것 저것 생각하고 있어서 대답이 "응" 밖에 나오지 않는다.
23 ◆m2dLb3zhoU 2010/05/24(月) 14:56:29.04 ID:lC7OC0Qo
우리는 조금 돌아가 어느 새 둘이서 왔던 편의점에 도착
컵에 든 딸기맛 얼음 빙수를 두개 샀다.
그 뒤 그 벚나무가 있는 공원에 가서 벤치에 나란히 앉는다.
여기까지 오자 그대와의 대화는 더욱 적어진다.
그대 "먹자"
나 "응"
말없이 딸기 맛 얼음 빙수를 나무 밑에서 먹는 두 사람
이 키타쿠니(北国)에서도 8월은 덥다. 여러가지 고민하다 더워진 내 머리에 딱 어울리는 차가움이다.
하지만 고백의 말을 내뱉는 것은 꽤나 쉬운 일이 아니다.
얼음 빙수는 이미 다 먹은지 오래다.
그대는 밤하늘의 별을 올려다 보고 있다.
그대 "별・・・예쁘네・・・"
나 "응・・・"
나도 밤하늘을 올려다 본다
또 다시 한 동안 두 사람은 말이 없어진다.
마치 그대가 내 고백을 기다리고 있었던 것 같다.
24 ◆m2dLb3zhoU 2010/05/24(月) 14:59:48.51 ID:lC7OC0Qo
얼마나 많은 시간 동안 밤하늘의 별을 쳐다보고 있었을까
결국 마음을 전달할 수 없는 나
시간만이 흘러간다
그대 "슬슬 집에 갈까"
나 "응"
"좋아해요" 간단한 말이다. 하지만 이 때의 나에게는 너무도 무거운 말.
벤치에서 일어서는 두 사람
나 "손・・・잡아도・・・돼?・・・"
용기를 쥐어짜서 겨우 내뱉은 말
그대 "・・・응・・・"
나는 살며시 손을 뻗는다
그대도 살며시 손을 뻗어온다
드디어 잡은 손
내 손은 땀으로 흠뻑 젖어 있다. 물론 여름 더위 때문이 아니라 긴장해서다.
이 때 내 머리속은 새하얗다.
25 ◆m2dLb3zhoU 2010/05/24(月) 15:03:33.42 ID:lC7OC0Qo
집에 가는 길, 손을 잡은 채로인 두 사람
역시 내내 아무 말이 없다
머리 속이 새하얘져서 무슨 말을 해야 좋을지 모른다
"뭐야 너네들 사귀냐ㅋㅋ오늘 더운 건 너네 탓이냐ㅋㅋ"
갑자기 건너편에서 오는 인기척이 말을 걸어왔습니다
그 인기척이 이쪽으로 다가옵니다
그 녀석은 S였습니다. 가장 들키고 싶지 않았던 녀석입니다.
S는 있는 말 없는 말로 뭐든지 퍼뜨리는 녀석입니다.
나는 재빠르게 잡은 손을 뿌리치고
나 "그, 그런 거 아냐"
S "뭘 부끄러워 해ㅋㅋ"
나 "그러니까 그런 거 아니라고"
그대 "・・・"
S "언제부터 그런 사이였냐? ㅋㅋ"
나 "그런 거 아니라고, 몇번이나 얘기하게 만들지마"
S "후응~ㅋㅋㅋㅋ그럼 방해꾼은 사라져줄게ㅋㅋㅋ나중에 봐ㅋㅋㅋㅋ"
그대 "・・・"
S는 어둠 속으로 사라져 갔습니다.
남겨진 두 사람, 너무도 어색한 분위기입니다.
나는 S에게 그대에 대한 것을 전부 부정했으며, 그대도 고개를 숙인채로 이며
아까까지 손을 잡고 있었던 것이 거짓말 같은 그런 무거운 분위기입니다.
26 ◆m2dLb3zhoU 2010/05/24(月) 19:11:00.61 ID:lC7OC0Qo
결국 두 사람은 말없이 헤어졌습니다.
집에 가자마자 무선 전화기를 집어 자기 방에 들어가
그대의 집 번호를 도중까지 누릅니다
하지만, 결국 전화를 할 수가 없습니다
아까 부정한 사실을 부정하고 싶다
실은 그대를 좋아해, 목소리가 듣고 싶어
몇번이나 몇번이나 전화를 걸어보려고 한다
손이 떨린다
역시 치킨인 나
시간만이 흘러간다
결국 시계 바늘이 날짜변경선을 지나치고 말았다
이미 밤도 늦었고, 내일이야말로 전화해서 사과하자
하지만 이미 한번 미룬 것은 그 다음에도 할 수 없는 법
결국 다음 날도, 그 다음 날도 전화를 못 건다
물론 그대의 연락도 없다
전화기 앞에서 하루를 보낸 적도 있다
가슴이 답답한 채 여름 방학은 끝나고 말았다
27 ◆m2dLb3zhoU 2010/05/24(月) 19:14:10.43 ID:lC7OC0Qo
2학기 개학식 날 아침, 나는 교실에 들어갔다
늘 보던 같은 반 동급생의 얼굴
그 중에서 나에게 다가오는 녀석이 한 사람
가장 보고 싶지 않은 녀석 S다
S "요! 좋은 아침 ㅋㅋ" 능청스럽다
나 "좋은 아침"
S "그대짱하곤 어때? ㅋㅋㅋㅋ" 바로 놀리러 왔다
나 "・・・・"
S "뭐든 얘기해봐ㅋㅋㅋ"
나 "시끄러워, 너"
S "ㅋㅋㅋㅋㅋㅋ" 기분 나쁘게 웃지마!
S "이 녀석, 그대짱이랑 사귄대ㅋㅋㅋ" 목소리 크다고!
주변이 소란스럽다
같은 반 학생들의 시선이 우리를 향해있다
물론 그대에게도 시선이 향해있다
28 ◆m2dLb3zhoU 2010/05/24(月) 19:19:08.34 ID:lC7OC0Qo
나 "너 헛소리 하지마"
또 부정하고 말았다. 이 말 역시 그대에게도 들렸다.
아니야 진심이 아니야, 너를 좋아한단 말이야.
S "또 또 그런 거짓말을ㅋㅋㅋㅋㅋ"
확실히 거짓말이 아니지만, 이 녀석한테 놀림 받는 것이 싫었고, 그게 부끄러웠다
나 "시끄럽다니까"
S "너, 그대짱 좋아하는 거 아니냐? ㅋㅋㅋㅋ"
나 "벼, 별 생각 없어" 나도 모르게 크게 얘기했다
정말은, 좋아해. 같이 하교하는게 기대되고
같이 축제 간게 너무 즐거웠고
손 잡아서 두근거렸고, 하지만 내가 치킨이라
솔직하게 전하지 못해서・・・
그대가 교실에서 빠르게 뛰쳐 나갔다
나는 쫓아가지 못하고 가만히 있다
S "안 따라가봐도 되냐?"
나 "됐어"
전혀 되지 않습니다. 본심은 지금 당장 쫓아가고 싶습니다
29 ◆m2dLb3zhoU 2010/05/24(月) 19:21:32.96 ID:lC7OC0Qo
이 날 나는 화가 나서
내가 그대에게 아무 마음이 없다고 교실에서 소리 질렀지만
그대를 좋아하면서도
그 마음을 전할 수가 없어서
솔직해지지 못해서
나는 바보입니다. 치킨입니다.
집에 가서도 방에 쳐박혀 전화하려고 했지만
손이 떨려 전화할 수가 없어서
이불을 둘러싸섯 울고 울고 또 울고・・・
이 날 이후 그대와의 관계가 무너지고 말았지요
방과후 함께 하교하는 일도 없어지고 말았지요
1학기 벚꽃 피는 계절부터 거의 매일, 그대와 보낸 하교길의 짧은 시간
단지 100미터 정도 나와 그대가 공유한 통학로
더 이상 그대와 나란히 걸을 일은 없어지고 말았죠
30 이하, VIP를 대신해 파속이 보내드립니다 2010/05/24(月) 19:59:06.95 ID:pjxFYIAO
고3…?
중1로 밖에 안 보이는데
31 이하, VIP를 대신해 파속이 보내드립니다 2010/05/24(月) 20:03:37.73 ID:CI7YX1Uo
>>30
그건 개인차가 있다고 생각하는데
댓글을 달아 주세요
잘보고가용~
2012.07.10 03:46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러브레터는 언제 나오려나
2012.07.10 08:46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이거 다른곳에서 봤는데 완전 감동이었죠...
2012.07.10 09:52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결말 반전 대박.
스포일 성 댓글은 삭제했습니다. 죄송합니다.
2012.07.10 14:45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으어 비커님 새벽에 올리시다니 고생이 많으십니다. 부디 무리 하시지 마시고 번역 해주세요. 그리고 이거 후일담도 있다고 들었는데... 염치 없지만 나중에 번역 해 주실수 있다면 번역 해 주신다면 감사하겠습니다.
2012.07.10 18:36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안타깝네요.....
2012.07.10 18:47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S같은 놈들은 꼭 있고 별거아닌놈들이라 생각했는데 이렇게 보니 완전 악당이 따로없네요;
2012.07.10 22:43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지가 상황 난감하게 만들어놓고 "안 따라가봐도 되냐?"
저 맨 밑 말 그대로 만약 중1이라면 이해하지만 고3이 저렇게 공기 못 읽고 남 배려할줄 모르면 완전 개아들이죠 개아들
제 경우는 손보다 팔짱이 먼저였죠ㅎㅎ.
2012.07.12 07:29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엄청 긴장했던 기억이 나네
s같은 견공자제분들 간간히 있죠
2012.07.16 22:16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저런 애들이 제일 짜증나요